한길사 / 한길아트2015.09.04 14:56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투쟁, 마침내 진실을 밝히다!

_신간 『나는 고발한다

 

 

나는 한 정직한 인간으로서

  온 힘을 다해 큰 소리로

  진실을 외칩니다.

  진실은 지하에 묻혀서도 자라납니다.

  무서운 폭발력을 축적합니다.

  이것이 폭발하는 날에는

  세상 모든 허위를

  휩쓸어버릴 것입니다.

  ―프랑스의 작가 에밀 졸라

 

 

수년간의 지난한 투쟁 끝에 소수의 양심세력이 승리한 드레퓌스사건은 당시 프랑스 사회를 지배하던 ‘국가’ 라는 대(大)의 이념에 대항해 개인의 인권과 진실을 지켜낸 장대한 드라마였습니다. 민주주의의 선봉에 서 있다고 믿었던 프랑스에 엄청난 정치적ㆍ사회적ㆍ사상적 혼란을 일으켰지요.

 

19세기 말 평범한 군인이었던 드레퓌스가 간첩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렇다 할 항변의 기회도 없이 비공개 군법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외딴섬으로 유배되었습니다. 군 수뇌부의 증거 날조, 재판부와 언론의 부실한 조사 그리고 유대인에 대한 편견이 무고한 한 사람의 운명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입니다.

 

대부분의 프랑스 국민은 반유대 언론과 군이 유포한 허위 사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사회는 국가안보를 기치로 드레퓌스에 대한 단호한 단죄를 주장한 재심반대파와 불공정한 재판을 문제 삼으며 끊임없이 저항한 재심요구파로 나뉘어 격렬하게 대립합니다. 전국이 난폭한 이분법의 광기에 사로잡히고, 진실은 길을 잃고 헤맸습니다.

 

 

근대국가의 역사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장대한, 프랑스로 하여금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민주주의의 기반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만든 엄청난 드라마가 개막되었던 것이다. 개인의 존엄성은 좋다. 틀림없이 고귀한 이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小)를 위해 대(大)가 희생되어야만 할까? 단 한 사람을 위한 도덕적 옹호로 인해 프랑스 모든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아도 좋단 말인가? 이와 같은 문제를 놓고, 이성의 나라 프랑스는 제정신을 잃고 말았다.(28쪽)

 

 

드레퓌스

 에밀 졸라

 

 

졸라는 당시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문필 생활로 이룬 모든 것을 걸고, 진실 규명을 촉구하며 대중에게 맞섰습니다. 하지만 그가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장이 발표한 이후, 프랑스는 더욱더 격렬한 광기에 빠져들었습니다.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군중이 유대인 상점을 약탈하고 유대인에게 테러를 가했습니다. 졸라의 기사를 불태우고 졸라의 초상을 목매달았습니다. 파리의 군중은 “졸라를 죽여라! 유대인을 죽여라!”라는 깃발을 들고 대로를 행진했습니다. 항의 집회가 열리고 유혈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아집에 휩싸인 프랑스는 전 세계의 질타를 받았지만, 쉽사리 시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진실한 소수를 위협했다. 그러나 소수의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사람들의 저항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들이 성공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였던가? 다수의 편에 서서 소수를 반대하는 일은 항상 쉬웠다. 소수의 반대자들이 기댈 기관들은 없었다. 전 국민이 단결하여 반대하는데, 이 소수의 반대자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싸워야 했던 것인가?(379쪽)

 

 

1898년 파리에서 벌어진 군국주의자들의 반드레퓌스 시위

 

 

 

드레퓌스가 기소되고 12년이 지난 1906년 7월 12일, 최고재판소는 그에 대한 모든 유죄 판결이 오판이며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국회는 ‘프랑스의 양심을 해방하는 뜻에서’ 드레퓌스와 피카르를 프랑스 육군으로 복귀시킨다는 동의안을 통과시켰고요. 두 장교는 곧 완전 복권되었고, 프랑스를 뒤흔든 거대한 드라마는 마침내 진실을 추구한 양심세력, 재심요구파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니홀라스 할라스 지음, 황의방 옮김, 496쪽, 한길사

 

 

 

나는 고발한다』는 드레퓌스사건을 흥미진진하고 충실하게 서술한 책입니다. 전설이 된 에밀 졸라의 글 「나는 고발한다!」가 저자 할라스의 목소리로 다시 울려 퍼집니다. 수십 명에 달하는 다양한 인물이 얽히고설켜 만들어내는 복잡다단한 사건이지만 할라스는 명료한 통찰로 우리를 매혹하죠.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이야기와 재치 있는 필치! 배경지식이 없는 그 누구라도 한 편의 역사드라마를 보듯 사건 속으로 빠져들 수 있습니다(저도 그랬습니다!).

 

드레퓌스사건은 어느덧 100여 년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신문의 지면을 장식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슬프게도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기만과 혼돈의 사기극이기도 합니다.

혹시 2015년 대한민국에서 지금도 제2ㆍ제3의 드레퓌스가 양산되고 있지는 않은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들을 구원할 양심적인 지식인, 졸라나 피카르, 클레망소가 우리 사회에도 있나요. 자신과는 관련도 없는 이의 운명 그리고 진실을 옹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사회와 맞설 진정한 지식인이... 책장을 덮자니 여러 가지 의문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 편집자 映

 

 

 

KBS 뉴스광장 [새로 나온 책] '나는 고발한다' 영상 바로가기

http://media.daum.net/v/2015082407443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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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