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에서 ‘책’을 생각한 ③

- 일본도서 『한국의 지를 읽다』에 실린 한길사 김언호 대표의 글



 ‘파주북어워드’(Paju Book Award)와 ‘파주어린이출판상’(Paju Children Book Award)


  파주출판도시는 지난해 파주북소리의 일환으로 파주북어워드(Paju Book Award)를 시상했습니다. 아시아출판문화상입니다. 저술상・기획상・미술상・특별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아시아와 아시아에서 창출되는 출판의 성과를 평가하는 국제출판상입니다. 아시아와 동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저술과 출판의 세계를 잘 살펴보고 평가해내자는 것입니다.


  파주북어워드는 동아시아의 출판인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한국・중국・대만・홍콩・일본의 인문학 출판인들과 출판전문가들이 추천위원・선정위원・대표위원을 맡아서, 아시아와 동아시아 전체 차원에서 그 출판문화의 세계를 인식하자는 것입니다. 파주북어워드는 이 같은 더불어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통해서 개별 국가사회가 아닌 아시아・동아시아 차원의 출판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파주출판도시는 다시 ‘아시아어린이출판상’(Paju Children Book Award)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볼로니아를 비롯해서 서양에서 시행되는 어린이출판상이 있지만, 아시아와 동아시아 권역의 어린이책과 그 그림 작가와 글 작가, 기획자에게 수여함으로써 아시아와 동아시아 어린이출판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성원하자는 것입니다.


  파주출판도시는 출판도시에서 기획되는 일련의 프로그램들이 아시아 여러 국가의 출판인들과 저술가들과 함께 전개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책과 출판문화란 열려 있어야 할 터입니다. 닫힌 문제의식으로는 새로운 이론과 사상을 창출해낼 수 없다는 생각을 우리는 늘 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각과 이론이 다른 주체들이 함께 펼치는 문화운동・출판운동이라야 아름답고 건강하고 역동적일 것입니다. 아시아와 동아시아의 각 문화공동체는 다르면서 같은 세계의 이론과 심층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 다른 문화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파주북어워드는 다름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창출해내자는 책의 그 고유한 기능을 도모하자는 아시아와 동아시아에 의한 아시아・동아시아의 책의 운동입니다.


  파주출판도시는 아시아출판포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동아시아의 출판인・편집자들이 모여 심화된 토론을 진행하고 이것을 토대로 아시아와 동아시아 차원의 출판문화를 실제적으로 도모하자는 것입니다. 아시아출판포럼이 파주출판도시에서 주로 진행되겠지만, 그 운영과 내용은 아시아・동아시아 차원에서 기획・운영될 것입니다.


  일본・중국・대만・홍콩・한국의 인문학 출판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를 여기 소개하고 싶습니다. 올해 9년째가 되는 동아시아출판인회의는 이 21세기에 동아시아의 출판공동체・독서공동체를 모색하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동아시아는 같은 책을 읽는 독서공동체의 전통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근・현대에 오면서 그 전통은 단절되다시피 했습니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는 20세기에  진행된 동아시아인문도서 100권을 선정하고 그것들을 상호 번역출판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구체적인 출판을 통해 상호이해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파주북어워드와 같은 기획들이 수준 높은 차원에서 진전될 수 있었던 것은 동아시아출판인회의와 같은 경험과 학습과 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지知를 읽다』에는 일본의 명 출판사 ‘이와나미쇼텐’ 사장을 역임한 오쓰카 노부카즈의 글도 실려 있습니다. 한길사는 그의 책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를 2007년 펴냈지요.



100인 1,000강좌


  한 출판사란 하나의 대학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하고 있습니다. 한 출판사에서 펴내는 다양한 책들의 세계는 곧 하나의 큰 세계를 의미합니다. 그 책들이 펼치는 이론과 사상, 정신과 문화는 바로 대학을 넘어서는 큰 세계입니다.


  파주출판도시는 200여 출판사가 운집해서 정신과 사상을 창출하는 책의 세계이자 다양한 이론과 인식들이 경연을 펼치는 열린 대학입니다. 파주출판도시가 펴내는 책의 문화는 그 어느 세계보다도 통합적인 대학입니다. 지금 출판도시가 갖고 있는 특징을 활용하는 기획을 진행중입니다.


  ‘100인 1,000강좌’가 그것입니다. 매년 100명의 연구자・학자・교수가 100분 강의를 열 번씩 진행하는 열린 시민대학입니다. 주제는 인문학・자연과학・예술학 등 현대인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지적 장르들입니다. 출판도시의 이런 공간 저런 공간에서 진행되는 이 강좌들은 녹화・녹음・편집되어 온라인・케이블로 전송됩니다. 온・오프라인 전송을 통해 지방에서나 해외에서 수강할 수 있게 하려 합니다. 100인 1,000강좌는 그 어느 대학도 실현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포괄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전국의 대학들과 각종 연구기관들의 연구자・학자・교수들과 연대함으로써 일반대학이 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의 열린 대학이 됩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 듯이 출판도시는 모든 대학들을 종합하고 넘어서는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파주출판도시의 100인 1,000강좌는 한국의 학자・연구자・교수뿐 아니라 향후에는 외국의 학자・연구자・교수들도 초빙해서 강의하는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일국주의・개별문화권의 인문학이 아니라 일국과 개별문화권을 극복해내는 열린 학습을 통해 인류사회에 보다 통할적인 인식과 이론을 도모해내야 할 터입니다. 향후 출판도시의 100인 1,000강좌는 아시아와 동아시아의 100인 1,000강좌가 되도록 해보고 싶습니다.


  파주출판도시는 아시아와 동아시아가 창출해내는 책의 문화를 수집하고 전시하는 출판아카이브가 되는 또 하나의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와 동아시아 책의 문화를 펼쳐보이는 아시아・동아시아 책의 유토피아의 구체적인 모습입니다. 한 권의 책이란 그 시대의 미학적 성과를 보여주는 구체적 표현일 것입니다. 아시아와 동아시아가 창출한 책들의 미학이란 당연히 경이롭고 아름다울 것입니다.



  북녘땅이 건너다보이는 예술마을 헤이리에서


  파주출판도시보다 10킬로미터 더 북으로 올라가면 예술마을 헤이리가 있습니다. 15만여 평에 350여 회원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문화・예술마을입니다. 아직도 그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헤이리는 파주출판도시와 연계하여 이야기되어야 합니다. 나는 출판도시를 ‘남자’라고 이야기하고 헤이리를 여자라고 말합니다. 출판도시가 문화・산업이라면 헤이리는 문화・예술입니다.


  나는 1994년 4월에 영국의 고서점 마을 헤이온와이를 방문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헤이리를 구상하고 건설에 앞장섰습니다. 미술・음악・출판・영상・인문학을 하는 회원들이 만들고 있는 예술마을 헤이리는 현재까지 박물관・미술관・갤러리・스튜디오가 100개 이상 개설되었습니다. 다양한 전시회와 음악회들이 이곳저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헤이리는 파주출판도시와 함께, 한국의 건축 수준을 한 단계 이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책의 집 북하우스를 헤이리에 짓고 서점과 갤러리를 만들었습니다. 한길책박물관을 개관했습니다.


  나는 당초 직(職)・주(住)를 통합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헤이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10년 전에 이곳에 주택을 지어 입주해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도 저 멀리 북녘땅을 관망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침저녁 북한땅을 건너다보면서 출판도시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북녘땅을 바라다본다는 것은 북한을 전쟁과 대결의 땅이 아니라 언젠가는 통일되어야 하는 국토의 일부, 민족공동체의 일부로 인식하게 하는 듯도 합니다.


  파주는 긴장의 땅, 경계의 땅입니다. 변방의 유역입니다. 이 긴장과 경계의 땅, 변방의 유역에서, 나는 나름대로 다른 문제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고(故) 강원용 목사는 헤이리의 토목공사를 시작하던 날 방명록에 ‘신 실크로드의 출발지’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헤이리와 출판도시가 자리잡고 있는 파주는 남과 북이 대치하는 땅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궁극으로 파주는 국토와 민족의 통일을 선도하는 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마을 헤이리를 기획하고 건설하면서 나는 늘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언젠가 우리는 북한땅 개성에 점심먹으러 갈 수 있다고. 사실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경기도지사 일행과 함께 오전에 개성으로 넘어가서, 고려조의 수도인 개성과 송악산 일대를 관광하고 점심먹었습니다. 그리고 헤이리로 돌아와서 저녁식사 같이 했습니다.


  나는 지금 이 변방의 땅, 경계의 유역에 살면서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변방의 땅, 긴장과 경계의 땅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나는 변방에 의미를 둡니다. 한 시대의 건강한 출판문화란 변방의 정신과 이론을 담아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정신과 사상, 문화와 이론이란 기본적으로 권력과 재부의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서 창출될 것입니다. 


  북녘땅이 건너다보이는 경계의 땅 헤이리에서 살고 있음에 나는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변방의 땅 출판도시에서 책을 만드는 것에 나름대로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 출판도시에서 더불어 함께 일하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2013년 5월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김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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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소개합니다!

《Book+Recycling=Art》

 

 

 

 

 

 

 

헤이리의 한길어린이책박물관 제2전시실에

아름답고 독창적인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졌습니다.

바로 파본으로 만들어진 북트리입니다.

 

 

 

책의 가치와 쓰임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 온 한길어린책박물관에서는

〈CHRISTMAS+BOOK+TREE크리스마스+북+트리〉란 프로그램을 통해

버려지는 파본을 한 권 한 권 정성스레 칠하고,

차곡차곡 쌓아 세상에 하나뿐인 크리스마스트리를 완성했습니다.

아이들의 경계없는 상상력과 기발함이 버려지는 파본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것이지요.

 

 

 

북트리 외에도 2013년 한 해 동안 <북 리사이클링 아트> 수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 소개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연말연시가 지나가기 전, 헤이리로 서둘러 발걸음해 주세요!

 

 

 

 

 

ⓒ한길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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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책박물관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 북 + 트리 프로젝트

 

 

 

 

일 년 중 가장 기대되는 때는 역시 크리스마스 아닐까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한길책박물관에서 준비한 프로젝트로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한길책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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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인생 37년, 출판인 김언호와

브런치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책 이야기 


한국어로 '아점'이라고도 하죠? 아침(breakfast)와 점심(lunch) 사이에 먹는 식사를 뜻하는 '브런치(Brunch)'라고 하면 '여유'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새벽같이 일어나라 재촉하는 알람 시계 소리가 없는 주말, 느긋하게 일어나 먹는 브런치가 제일 먼저 떠오르니까요. 메이플 시럽을 듬뿍 뿌린 와플에 신선한 샐러드 그리고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즐길 수 있는 이 '여유'에 최근에는 공연이나 강연이 패키지로 많이 묶이곤 합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만 채울게 아니라 내면도 채우는 바람직한(!) 브런치 콘서트가 지난 7월 12일 한길책박물관에서 있었습니다. 


뮤지엄 브런치의 첫 시작은 한길책박물관 관람으로 시작했습니다. 한길책박물관은 김언호 대표가 세계 각지에서 20여 년에 걸쳐 모은 18~19세기 유럽고서를 전시해 놓은 곳입니다. 출판인이자 뛰어난 디자이너였던 윌리엄 모리스의 책이 상설 전시 중이고 지금은 <권력과 풍자 | 19세기 파리의 풍자화가 5인전>, <千一夜話 : 아라비안 나이트 특별전>이 기획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날 뮤지엄 브런치에서는 전시회를 모두 관람했습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김언호 대표가 유럽 고서점이나 책 박람회를 다니며 수집한 것들이랍니다^^ 






전시된 책과 잡지 등에 얽힌 당시 시대 배경뿐 아니라 수집할 당시 사연까지 곁들여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골의 유럽 헌책방 주인과 가격 흥정이 붙어 결국 싸게 원하는 책을 살 수 있었던 일, 책을 잔뜩 수집 후 비행기를 탈 때마다 수하물 중량을 걱정했던 일 등 발품을 팔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들려줄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했습니다. 






한길책박물관을 둘러보고 다시 찾은 아트 스튜디오. 미리 주문해놨던 음료와 샌드위치가 준비돼 있었습니다. 알록달록한 박물관 아트 스튜디오 안에 준비된 샌드위치를 보니 뮤지엄 브런치 느낌이 물씬~ 본격적인 뮤지엄 브런치가 시작됐습니다.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세계 유례가 없는 조선왕조실록의 나라 한국. 이런 대단한 책을 만든 나라라 그런지 책을 인쇄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던 옛날에도 조상들의 민가에는 책이 참 많은 편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세계적인 종이책의 위기와 스마트폰의 부상과 맞물려 출판 시장이 어렵습니다. 그에 비례해 책방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스마트폰 하나면 온갖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요새 젊은이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그만큼 젊은이들의 지력이 떨어졌죠. 수많은 단어로 이뤄진 책을 읽음으로써 단어를 단순히 아는 것에서 나아가 종합하는 힘을 길러낼 수 있습니다. 책에서 멀어져 생각하는 힘이 약해진 젊은이들이 창의력과 도덕성을 키우기 위해 긴 호흡의 고전을 읽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김언호 대표는 말합니다. 



▲한길사 서고(위), 인문·철학 등 고전을 모은 시리즈 한길그레이트북스(아래)




100세 시대를 맞아 몸 건강뿐 아니라 정신의 건강이 몹시 중요한 이때, 책을 읽는 것은 우리의 문화복지권을 위한 가장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또 그는 책방과 독자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출판 시장에서 독자가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살 사람이 있어야 책은 나올 수 있습니다. 김언호 대표가 60년을 이어온 우리나라 대표적인 책방 골목인 보수동 살리기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참가한 사람들의 질문으로 김언호 대표의 열정적 강의를 마무리했습니다. 초등학생 딸아이와 뮤지엄 브런치에 참가한 신지은 씨는 “한길사에서 출판된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 권』(한길아트 | 이광주 지음 | 2001)을 정말 좋아한다면서 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책에 관심이 많은 손명숙 씨는 “요즘 책을 많이 못 읽었는데 김언호 대표의 ‘책은 살아야 한다, 책은 아름답다’라는 말이 가슴 깊이 남아 책을 다시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신지은 씨(왼쪽), 손명숙 씨(오른쪽)




대한민국에서 몇 안되는 책방 골목 보수동, 60년을 이어온 책방 골목의 책방은 지금 56곳 남아 있습니다. 하나둘 사라지는 책방에서 출판의 위기를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진행된 뮤지엄 브런치에서 사람들이 보여준 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보니 희망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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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파손되는 수 많은 책들 

어떻게 활용할 수 없을까?


서점에 가보세요. 책이 정말 많죠? 예쁘고 깔끔하게 서점에 진열돼 있는 책을 구경하는 건 책을 즐기는 또다른 재미입니다. 그런데 하루에도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오가는 서점에서 어쩌다가 책 표지가 찌익! 찢어져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내용에도 아무 이상이 없고 그저 책 표지만 조금 찢어졌을 뿐이지만 이런 책은 보통 판매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책이 많이 출간되는 만큼 파손되는 책들의 양도 어마어마하답니다. 서점에서 파손되거나 인쇄 오류,  배송 중 사고로 파손되는 책들을 파본이라고 부릅니다. 한길사에서는 이런 파본을 어떻게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북 리사이클링 아트>(▶바로가기)는 그런 고민 끝에 나온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찢고, 자르고, 붙이고, 접고!


<북 리사이클링 아트>는 한길책박물관, 한길어린이책박물관 아트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예요. 한길사 파본 책을 자유롭게 찢고, 오리고, 붙이는 과정을 통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답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헤이리에 있는 한길어린이책박물관 아트스튜디오에는 파본이 한가득 준비되어 있어요~ 작품 재료를 마음껏 고르실 수 있도록요^^






보통 우린 어릴 때부터 '책은 깨끗하게 봐라', '책에 낙서하는거 아니다' 란 소리를 듣고 크잖아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처음에 책을 갖고 무엇이든 만들어 보란 소리에 망설이곤 합니다. 하지만 곧 적응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 파본 책, 저 파본 책을 넘나들며 뚝딱 자신만의 작품을 탄생시킵니다. 파본과 풀, 가위 그리고 색연필만으로도 재미있는 작품들이 마구마구 탄생하지요!







거침 없는 어린 친구들, 세심한 큰 친구들


보통 <북 리사이클링 아트> 프로그램은 단체로 체험하러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면서 책을 갖고 노는 모습을 보면 참 귀엽습니다. 초등학생 친구들은 거침 없이 책을 갖고 놀고, 중고등학생 친구들은 좀 더 세심하게 원하는 책 모양을 곰곰히 생각한 뒤에 북 리사이클링을 한답니다. 뭔가에 열중해서 열심인 아이들의 모습과 상상을 초월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책들을 보고 있으면 참 흐뭇해요^^  






자신의 작품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이 반짝반짝합니다. 어떠세요? 나만의 책을 만들고 싶지 않으세요? 한길책박물관(▶한길책박물관 바로가기)으로 어서오세요! 친구들끼리도 좋고, 가족끼리도 좋습니다. 한길사 파본이 여러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한길책박물관 여름특별프로그램

<풍선마녀>(박은미, 소년한길, 2013), <선생님 맞나요?>(배다인, 소년한길, 2013) 등 동화책 저자와 함께하는 신 나는 체험, 내 손으로 만들어보는 기기묘묘한 북 리사이클링 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7월 6일(토)부터 8월 24일(토)까지 매주 열립니다. 얼른 참여하세요! 신나는 토요일, 재미있는 토요일 보장합니다!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북 리사이클링 체험 이야기

▶자연미술학교 '북 리사이클링 아트' 활동모습[일산중학교]

자연미술학교 '북리사이클링 아트' 활동모습 [서울외고]

▶자연미술학교 '북리사이클링 아트' 활동모습[성사중학교]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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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길사
한길다반사2012.10.23 19:15

 

 

 

매년 가을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서전이 열립니다.

올해로 64회를 맞은 2012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110여 개국 30여 만 명이 찾았다고 합니다.

30여 만 명 중 2인, 한길사에서는 소년한길 김서영 실장과 디자이너 강홍주 과장(접니다요^^)이 참관했습니다.

옷깃 사이로 들어오는 뾰족한 바람, 묵직한 가방, 7시간의 시차로 비록 어깨는 움츠러들고 몸은 힘들지만,

세계인의 책축제에 동참한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새봄 맞은 고양이마냥 가볍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2012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메쎄 정문 이미지로 시작합니다 :-)

 

 

올해의 주빈국은 뉴질랜드. 슬로건은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메쎄 입구 앞마당에는 벼룩시장이 한창입니다. 헌책을 비롯해 오래된 레이저디스크도 보이네요. 

 

 

 

 

광장을 에워싸고 있는 홀들을 이동하며 관람하는데, 그 규모가 서울 코엑스의 10배쯤입니다. 

1, 2홀은 외부와 연결되는 통로라고 볼 수 있어요. 전시는 3~8홀에서 이뤄지는데, 

디렉션이 잘 되어있어서 찾아 다니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틀 째 오후가 되니 다리가 후들후들,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장임을 실감했습니다.

 1   2  각 홀을 연결하는 무빙워크와 셔틀버스는 고마운 존재.

 

 

 

 

 

 

 

도서전에서 가장 분주한 곳. 펭귄, 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맥밀란 등 대형출판그룹이 이곳 8홀에 있습니다.

여기서 제일 눈에 띄는 책이 현재 가장 핫(hot)한 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촬영 장비를 든 무리가 분주히 이동 중.

  8홀은 천장의 긴 창문으로 자연채광이 들어오기때문에, 전체 조명 없이 각 부스마다 포인트 조명만 사용한다. 

 

 

 

 

 

전자책 관련 대형 업체도 이 곳 8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전자책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과 리더스허브, 러닝허브 등으로 전자책의 유통, 교육 등에 주력하는 삼성전자,

킨들(Kindle)에 이어 많이들 사용하는 코보터치(kobo touch)로 유명한 코보그룹도 보이네요.

 

 

 

 

 

5, 6홀에 설치된 국제관의 부스 디자인은 각 나라의 문화, 예술적 특징이 잘 녹아납니다.

노르웨이, 아부다비, 폴란드, 포르투갈, 그리스, 타이완, 이란 관의 모습(왼쪽 위부터).

 

 

 

 

 

각 홀에서는 '내일의 독자는 콘텐츠와 어떻게 상호 작용할 것인가', '새로운 기술은 상상력을 제한할 것인가, 그 반대일까?'

등의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와 포럼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스토리드라이브’라는 코너에서는 영화, 음악, 소셜미디어, 게임 등 다양한 컨텐츠의 종사자가 만나 교류하기도 했는데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이 책을 중심으로 문화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비즈니스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1  새로운 미디어 세대인 아동 및 청소년의 독서 방향에 대한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2  6홀에 위치한 한국관에서 만난 소년한길의 얼굴들. 개구리네 한솥밥, 공룡 패션쇼, 오징어와 검복, 빨강 끈(왼쪽부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는 유럽의 고서적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제작 년도와 내용이 간략히 체크되어 있어요.

역사적 배경과 지식 없이 책의 진가를 알기는 어렵겠지만, 장정과 디자인의 정교함에는 모두가 감탄하리라 생각됩니다.

 1  손톱보다 작은 엔티크북이 앙증맞다.

 

 

 

 

 

재생종이로 만든 유니크한 책꽂이와 의자, 재활용 박스.

책이미지가 프린트 된 의자(가운데)는 시내 서점의 디자인문구 코너에서 19유로에 판매되고 있더군요.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의 월(wall)디자인이 이목을 끕니다. 

시트지에 그래픽이미지를 출력해 가벽 전면를 싸는 방식으로 연출했더라구요.

한길사에서 운영중인 파주 헤이리의 한길북뮤지움(북하우스 뒤편) 3층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연출한 벽면이 있습니다.

19세기 미술공예운동을 이끈 윌리엄모리스(William Morris)의 책 판면을 이용해 훌륭한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답니다 :-) 

이번 주말 헤이리로 문화 나들이 어떠세요? 

 1  가공된 흑백의 서재이미지와 실재하는 빨간 쇼파가 조화로운 아이슬란드 부스. 

 2  빨강과 회색의 타이포그라피가 깔끔하고 멋스럽다.

 3  사람들이 벽면 너머를 궁금한 듯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디어의 유쾌함 덕분에 발길은 자연스럽게 부스 안으로.

 3  캐릭터의 표정이 재밌어서 사자를 도발하는 듯한 컨셉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임팩트있는 디스플레이.

 1  책과 사과는 모두 일용할 양식.

 2  울스타인의 부엉이 로고 한가득 책이 꽂혀있다.

 

 

 

 

 

 1   2  러시아관에서 만난 가히 예술이라 불리울만한 아름다운 책.

 3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레클람(Reclams) 문고본.

 4  독일 출판사 벨츠(BELTZ)의 신간 Superwurm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사인회를 열었다.

 

 

 

 

 

 1  광장 한켠에서는 펠트,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공예품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2  광장의 곳곳에 스낵바가 있어 지친 관람객에게 황금같은 휴식을 안겨준다. 

 3   쿠텐베르크박물관에서 나와 금속활자를 소개하고 각종 체험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출판 경향을 탐색하고 동향을 파악하려는 수십 만 출판 관계자들의 분주한 움직임, 

활발히 이뤄지는 저작권 미팅, 시류에 맞는 주제로 행해지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

와인과 먹거리가 함께 해 축제와도 같았던 몇 몇 부스의 활기찬 모습.

처음 접한 2012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힘있고 역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해 도서전을 참관한 김서영 실장은 저작권 거래가 줄어든 것은 물론 열기 또한 식어가는 듯하다고 하는데요,

오늘 날 책 시장의 현장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빛바래고 있다면 진정 안타까운 노릇입니다.

출판계가 어제 같지 않다는 푸념 혹은 걱정만은 아닙니다.

로버트브라우닝은 '책은 남달리 키가 큰 사람이요, 다음 세대가 들을 수 있도록 소리 높여 외치는 유일한 사람이다'고 했습니다.

오늘의 책이 내일의 나를 만들고, 사회를 세우고, 역사가 된다는 사실을 곱씹어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도서전은 마치 어릴적 엄마 손을 잡고 다닌 재래시장과 같았습니다.

만사 제쳐 놓고 따라 나섰던 시장은 재밌는 것으로 가득했고, 

잔돈을 넘겨받거나 봉지라도 쥐어들면 마치 어른들 세계에서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죠.

그리고 집에 와서는 으레히 기진맥진.

프랑크푸르트를 신나게 활보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저는 감기몸살을 호되게 앓고 있습니다 ^^;

디자인은 공부할수록 배울 것으로 넘치는 것 같습니다. 이번 도서전은 저에게 시각적으로 좋은 놀이터였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콘셉트에서 신선한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이 에너지가 체화되어 언젠가 스믈스믈 혹은 툭 툭 그 빛을 발하겠죠?

기분좋은 상상으로 이번 2012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참관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CHANGPO design group 강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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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길사


다음주 북경 답사(8/15~18)를 앞두고, ‘중국인 이야기’ 독후감 수상자들과 저자 김명호 선생님이 토요일(11일) 오후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여행이 좀더 알차고 재미있기 위해서는 서로 얼굴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선생님께서 주선하신 자리였지요(여행 당일 공항에서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만날 때의 어색함이란…^^). 선생님은 서먹함이 좀 사라져야 특유의 입담이 발휘되며 이야기의 봇물이 터지는 법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는 북경 여행을 이미 시작한 셈입니다.





모이신 분들은 이번에 『중국인 이야기 1』을 열심히 읽고, 수백 통의 응모작 가운데 뽑힌 우등생들! 나름대로 중국에 대한 기본 지식도 있고 관심도 많았으며, 책을 읽은 뒤의 질문도 많았지요. 귀를 쫑긋 세운 채 기꺼이 들으려는 사람들이 있을 때, 이야기꾼은 흥이 나는 법. 선생님은 신이 나셨지요. 장제스, 두웨셩, 린뱌오, 후스와 그의 부인 장둥슈, 런비스…… 책에 다 소개하지 못한 뒷얘기를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장제스의 탁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는데, 위대한 인물들이 대체로 그러하지만, 선생님 얘기로 “장제스는 그야말로 항상 발전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류계의 여자만 알고 증권 중개업 일을 하던 그가 중국을 호령하는 지도자로 커갔으니 말입니다. 아마 평생 일기를 썼던 것이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주일에는 일주일치의 반성을, 한 달의 마지막에는 그달치의 반성을 어김없이 했다는데, 아직까지도 그 일기는 다 공개되지 않았다 합니다.







이번 북경 답사는 798예술구, 이화원, 원명원, 천안문, 자금성, 스차하이 등 여행사와 협의하여 짠 공식 탐방 장소가 있지만, 현지에서 그 일정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여행의 맛이란 정해진 일정을 벗어나는 데서 오는 짜릿함을 빼놓을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통통통’ 김명호 선생님과 함께한다면 즐겁고 유쾌해진다는 사실이죠.^^ 평이한 지식 너머의 실제 중국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배움의 즐거움. 유서 깊은 북경의 골목골목마다 스며있는 온갖 이야기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얼마 전 황푸군관학교와 중산대학 등 광저우의 혁명유적지를 돌아볼 때의 경험에 비춰보면 분명 그러하다는 것이죠. 이번에도 특별히 선생님이 지정해준 저녁 식사 장소인 ‘열선’(悅仙)이나 ‘공을기’(孔乙 己) 같은 식당은 아는 사람만 안다는, 중국의 문화인들이 즐겨 찾는 작지만 전통이 있는 곳이라는군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중국 여행의 즐거움은 음식에서도 기꺼이 체험해볼 일입니다. 참여자인 OBS의 K 피디님은 벌써 김명호 선생님 옆에 딱 붙어 담배도 같이 피는 사이가 된 걸 보니, 일과 후 북경의 밤거리나 야시장에 따라나가 서민들의 삶을 살펴보는 ‘진짜 구경’을 할 사람으로 보이는군요.^^ 


아무튼 『중국인 이야기 2』를 기다리는 독자들의 문의가 많은데, 답사 다녀오시면 2권 집필에 전념하시도록 해야겠습니다.



- 북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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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다반사2011.12.28 13:28

어느 덧 2011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연말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저희 한길사는 2011년이 더욱 뜻 깊습니다. 올해로 창립 35주년을 맞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 한길사ㆍ한길아트ㆍ소년한길ㆍ토마토하우스를 사랑하는 주요 저자 선생님들을 비롯해 각계 문화계 인사들을 모시고 작은 송년모임을 가졌습니다.

 



이이화, 임헌영, 이삼성, 강영안 등 120여 분의 많은 분이 3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헤이리 북하우스에 참석해주셨습니다.


 

 



문학평론가 임헌영 선생님, 헤이리의 어른이신 건축가 박돈서 선생님께서 덕담과 축사를 해주셨고, 특히 헤이리에서 ‘책이 있는 집’을 운영하는 박종일 선생님께서 한길사의 매니아 독자로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박종일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모은 책이 1만여 권인데, 그중 10퍼센트가 한길사 도서라고 이야기한 대목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편 멀리 광주에서 올라오신 은우근 선생님도 한말씀 해주셨습니다. 올해 한길사에서 출간한 윌리엄 탤벗의 『인권의 발견』이 ‘제1회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한 바가 있는데요, 이 책을 번역하신 은우근 선생님이 수상 상장을 사장님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사장님께서도 “오늘도 우리는 한 권의 책을 만들어 행복합니다”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흥겨운 자리에 음악이 빠질 수 없습니다. 홍준철 숙대 교수님이 지휘하는 파주북소리합창단의 축하공연이 있었습니다. 하모니를 이룬 합창이 겨울 저녁을 따듯하게 해주었고, 객석은 앵콜을 연신 보내며 감동에 젖었습니다.

출판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올해, 인문학 책들은 더욱 고전했습니다. 한길사 역시 올해에 낸 책 대부분이 그러했지만 실력 있는 선생님들의 의미 있는 저작을 만들 수 있어 한해가 행복했습니다.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걸어온 35년. 그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들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합니다.

편집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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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사 / 한길아트2011.12.14 11:18

파주 헤이리 ‘서예삼협 파주대전’ 전시글이 동아일보에 실렸습니다. 그 내용을 블로그에 소개합니다. 이 기사는 원저자의 허락하에 기재됨을 밝힙니다.



 

서예삼협 파주대전(왼쪽), 정도준 씨는 문자를 해체하면서도 문자의 조형성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한국의 서예를 서구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오른쪽 위), 진지한 실험과 다채로운 조형어법으로 우리 서예의 지평을 확장시킨 박원규 씨는 벽면을 가득 채운 대작을 선보였다.(오른쪽 가운데), 전통을 충실히 지키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 이돈흥 씨는 힘찬 획으로 산 이미지를 그려냈다.(오른쪽 아래)





















눈이 행복한 전시다. 현대 서예의 고수들이 붓으로 일합을 겨루는 ‘서예삼협 파주대전(書藝三俠 坡州大戰)’에 대한 얘기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 예술마을 헤이리의 갤러리 한길,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를 통째로 사용한 대규모 기획전으로, 전통과 이를 현대적으로 변용한 실험이 맞춤하게 균형을 이루며 보는 이를 빠져들게 한다.

참여 작가는 전통을 충실히 지키며 자기 세계를 구축한 학정 이돈흥(64), 이미지와 글이 공존하는 과감한 작업으로 서예의 영토를 확장한 하석 박원규(64), 전통과 현대적 재해석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소헌 정도준 씨(63). 이들은 평화롭지만 치열한 내공 대결을 펼쳐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길사가 창사 35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이 전시는 정통 필법과 이를 응용한 작품에 두루 능한 작가들을 통해 서예의 미학과 가치를 새롭게 일깨운다. 김언호 대표는 “서예가 사람들과 동떨어진 섬처럼 존재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다리를 놓고자 마련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 중 특강이 열리고, 한정판 도록도 발간된다. 내년 2월 29일까지. 031-955-2041 


3인 3색의 축제

단순한 획으로 무등산을 생생히 되살려내고(학정), 문자를 해체하면서도 그 본질은 지켜 우리 서예의 미학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하며(소헌), 벽을 가득 채운 서체의 웅장한 향연과 추상적 이미지가 시선을 압도한다(하석). 정통 서예부터 시각적 이미지가 도드라진 작품까지 어울린 전시는 흰 화선지를 벗어나 빨강, 노랑 종이를 쓰고, 일반 액자 대신 발광다이오드 패널을 활용하는 등 서예와 현대미술의 만남을 고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세 작가의 길은 각기 달랐다. 학정의 스승은 광주에서 활동한 성곡 안규동. 하석은 강암 송성용의 문하에서 서예를 배웠고, 소헌은 일중 김충현을 사사했다. 학정은 우직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후학을 양성해 서예의 저변을 넓혀 왔다. 원교 이광사와 추사 김정희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학정체’를 일궈낸 그의 작품에선 “쓰면 느는데 어떻게 안 쓰겠는가”라고 말하는 뚝심과 끈기가 그대로 묻어난다.

영상세대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조형어법을 선보인 하석은 문자학 소양과 필법 이론에 해박한, 학구적인 서예가다. 1979년 동아미술제 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그는 “이미 시도한 형식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정신 아래 모색과 도전을 거듭해 왔다. 그림문자가 만들어진 원시로 회귀한 듯, 문자와 이미지를 낙서처럼 쓱쓱 그린 듯한 작업에선 ‘팽팽하게 당긴 활처럼 극적 긴장과 내적 활력’이 충만하다. 소헌의 경우 내용과 조형, 언어와 이미지에 동등한 무게를 두고, 가장 정통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서예의 미학을 구사한다. 지난 10년간 구미에서 잇단 초대전을 열면서 한국 서예를 해외에 알리는 데 가장 앞장선 서예가다. 전시에선 문자들이 수직과 수평, 원과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등 새로운 시도와 서예의 격조가 조화를 이루며 눈길을 붙잡는다. 


기운생동의 세계

서예를 고리타분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전시는 영상 시대의 중심에서 ‘붓글씨’의 존재 이유와 생존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 문화의 뿌리이자 한자 문화권의 정수가 서예에 있다고 침묵으로 웅변하기 때문이다.

한자를 읽을 줄 모른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한글이든 한문이든 글자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우선인데다 글씨의 시원으로 돌아가 그림문자처럼 재해석한 작업도 많다. 이돈흥 씨는 “내용과 상관없이 먼저 그 안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생동의 감정을 느껴보라”고 권한다. 분석과 해독이 아닌, 만남과 느낌을 중시하는 현대미술의 감상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 이름을 보지 않고 전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세 작가의 개성을 나름대로 익힌 뒤 다시 한 번 작품을 감상하면 더욱 흥미롭다. 전시장 곳곳에서 한 해를 마감하기 딱 좋은 글귀를 만나는 것도 덤이다. ‘성공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고 행복은 얻은 것에 만족하는 것이다.’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가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쉬다 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리.’


작성자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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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2011.12.09 13:39

법고창신(法古創新), 변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서예가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학정 이돈흥, 하석 박원규, 소헌 정도준이다. 서구에 한국 고유의 서예를 보여주고자 한다면 누구나 이 세 사람을 꼽는다. 이들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서예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며 명실공히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서예가들이다. 한길사는 창사 35주년을 기념해 서예 대가 3인의 한정판 특별도록을 발간하고,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에서 특별기획전 《書藝三俠 坡州大戰》을 개최한다. 같은 길을 걷되 서로 다른 색채로 40년 이상 먹을 갈아온 이들이 한자리 모여 ‘붓의 전쟁’을 펼치는 《書藝三俠 坡州大戰》은 성찰의 시대에 의식 변화를 주도하는 평화로운 전쟁이다.

 



■  전시 일시: 2011년 12월 10일 (토)~2012년 2월 29일 (수)
    전시 장소:   전관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 예술마을 1652-136
    T. (031)955-2041, (031)949-9305
 초대 일시: 2011년 12월 10일 (토) 오후 3시

■ 《書藝三俠 坡州大戰》 전시 중에 펼쳐지는 특강 안내

2011년 12월 17일   이동국(예술의전당 수석 큐레이터)
2012년 1월 7일   하석 박원규(참여작가)
2012년 1월 28일   학정 이돈흥(참여작가)
2012년 2월 11일   소헌 정도준(참여작가)
2012년 2월 25일   초민 박용설(서예가)

● 장소: 헤이리의 북하우스·갤러리한길

● 시간: 14:00~16:00

● 특강일 셔틀버스 운행:
인사동 수운회관 앞(12:30)→헤이리, 헤이리(17:00)→인사동 수운회관 앞

● 문의: 031-955-2041(한길아트), 02-732-0979(근묵서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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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남쪽 인구 12만의 작은 도시 마스트리히트를 찾아갔습니다.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을 구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영국의 일간 신문 『가디언』은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천상의 서점’이라고 했습니다. 서점은 1294년에 세워진 도미니크 성당의 내부를 개축하여 만든 것입니다. 과연 지상에 존재하는 천상의 서점입니다. 

저는 이 서점 이야기를 여러 해 전부터 들었습니다. 셀레시즈 도미니크 방문은 이번 유럽 여행의 가장 신나는 일정이었습니다. 세계의 서점들을 나름대로 찾아다닙니다만,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의 경이로운 풍경에 압도당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건물이라고 합니다. 좀 구석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위치를 묻는 저에게 한 가게 주인은 즐거운 표정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아름다운 서점 셀레시즈 도미니크는 마스트리히트 시민들의 가슴엔 문화적 긍지로 자리를 잡고 있는 듯 했습니다. 마스트리히트를 찾는 관광객들이 둘러보는 코스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셀레시즈 도미니크 모습.


책방 변신에 관광객들 줄이어

유럽의 성당이란 참으로 유럽인들의 미의식을 집성시키는 공간입니다. 바닥 면적이 300평이 안되는 도미니크 성당도 안에 들어서면 역시 감동적인 공간의 위용을 보여줍니다. 천정 높이가 20미터는 됩니다. 천정에는 벽화가 있습니다. 돌기둥들이 장엄합니다.

지난 2006년 네덜란드 서점 체인 셀레시즈가 이 성당을 서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철제로 내부를 3층으로 개축했습니다. 벽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것이 사용조건입니다.

서가에 꽃혀 있는 책들, 쏟아져 들어오는 자연광,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깔이 책방 내부를 더욱 환상적으로 만듭니다. 지난 200여년 동안 교회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다가 책방으로 변신하면서 마스트리히트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저자와 독자의 대화, 전시회, 강연회, 음악회 등이 열려 오래된 성당 도미니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종교공간에서 문화예술공간이 되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습니다.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은 이제 책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명서점이 되었습니다.

유럽에는 성당이 참 많습니다. 유럽의 역사와 문명의 이데아는 기독교가 토대를 이룹니다. 유럽의 모든 도시 한가운데는 하늘을 찌르는 성당이 근엄하게 서 있습니다. 그러나 휘황찬란하게 아름다운 교회의 장식과 치장에 비해, 예배를 보는 신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름답고도 성스러운 유물이 된 듯도 합니다.


독서로 가능한 세계 탐구 아름다워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은 현대 서구사회의 종교현상을 보여줍니다. 기독교 문명권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종교적 공간이 책의 공간, 대화와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전화되는 풍경에 저는 주목하고 싶습니다. 책의 정신과 책의 사상의 위대한 가능성이 얼마나 대단합니까. 책방으로부터 생성되는 자유정신과 독서로 가능한 새로운 세계에의 탐구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1970년와 1980년대에 우리는 민주화운동을 치열하게 진전시켰습니다. 강압적인 권력의 통제시대에 우리는 책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그 시대를 생각하면서 저는 이미 작고한 연세대 김찬국 교수를 늘 떠올립니다. 해직시절에 임시로 목회를 하기도 한 선생은 책을 가득 넣은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 책 읽기를 권하곤 했습니다. 책 읽게 하는 것이 곧 복음을 전하는 일이라 했습니다. 한길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을 기획하면서 선생에게 집필을 부탁드리기도 했고, 선생의 단독저서 『인간을 찾아서』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에서 저는 실천하는 신학자 김찬국 교수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책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정신과 사상을 탐험하는 일입니다. 진리와 진실을 탐구하는 삶의 여정입니다. 책의 정신과 사상을 탐구하고 탐험하는 사람들이 찾는 책방이란 참으로 의미심장한 공간입니다. 언젠가 다시 셀레시즈 도미니크 서점을 가고 싶습니다.



김 언 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파주북소리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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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산성을 왼쪽으로 끼고 파주로 가는 자유로를 다녀보셨지요. 넘실대는 한강의 위용이 장관입니다. 우리 국토의 심장과 허리를 관통하여 서해로 달려나가는 한강과 함께 자유로는 일산과 파주 출판도시를 끼고 임진각 평화누리까지 이어집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한강의 하류와 함께 자유로를 달려보기를 권합니다. 오후 해질녘이 더욱 좋습니다. 석양에 강물이 붉게 물듭니다.

날씨가 쾌청하면 행주대교 쯤에서 저 멀리 송악산이 손짓합니다. 역사의 도시 개성을 둘러싸고 있는 송악산이 지호지간입니다. 허연배를 드러내보이는 한강, 우리 산하의 크고 아름다움에 자유로를 달리는 사람들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립니다.

자유로는 국도 77번 도로의 한 부분입니다. 부산에서 황해도 개성을 잇는 77번 국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일반 국도입니다.




                                                                      해질녘 자유로 전경

 

파주북소리 조직위원장

헤이리에서 문화예술공간을 갖고 일련의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시행하는 친구들이 자유로를 ‘Art Road 77’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지금 이런 저런 문화예술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와 그 주변을 예술의 길, 미술의 길로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제3회 ‘아트로드 미술제’가 헤이리에서 개최되었는데, 젊은 미술가들과 중견 미술가들의 작품을 헤이리의 이 공간 저 공간에서 보여주는 미술제입니다. 작품이 팔리면 그 이익금을 국제아동구호기구인 ‘Save the Children’에 기부합니다. 헤이리 회원들과 미술가들이 손잡고 펼치는 문화운동입니다.

10년도 더 되었습니다만, 헤이리의 기획작업을 한창 진행하면서 우리는 ‘자유로 문화예술벨트’라는 주제를 만들고 그 실현을 도모하는 토론을 여러차례 하기도 했습니다. 전쟁으로 상처받은 파주 땅에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구현함으로써, 예술적이면서 평화적인 일련의 실천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도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토론을 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개념의 마을 헤이리를 하나의 문화공동체 운동으로 진행시켰습니다.

‘Art Road 77’이라는 이름을 붙인 미술제 뿐만 아니라 뛰어난 기량을 가진 젊은 음악도들을 성원하는 ‘아트로드 77 음악제’ 같은 것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마련되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더 기획해보자는 토론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인간이 만드는 길, 그 길 만큼 예술적인 것은 없을지 모릅니다. 인간이 대지에 건설한 길이란 참으로 경이로운 예술작품입니다. 파주통일동산에 자리하고 있는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다보는 자유로는 참으로 아름다운 예술작품입니다.

77번 국도 자유로를 ‘Art Road 77’로 부르면서 일련의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는 우리들에게는 사실은 나름대로의 문제의식 또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로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구현하는 이론과 역량이 곧 문화예술일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국토, 우리의 생명이 뿌리를 내리는 대지와 자연에 생명사상과 예술정신을 심자는 것입니다.

북녘을 향해 힘차게 달리는 자유로가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뚝 끊어집니다. 남과 북의 분단은 길까지 끊어놓았습니다. 아름다운 문화·예술의 정신과 사상은 이 중단된 길을 다시 달리게 할 것입니다. 전쟁과 분단으로 형성되고 있는 긴장을 문화와 예술로 해소해낼 것입니다.


아시아·유럽으로 확장되는 길

남과 북의 단절된 문물을 소통시키고, 본디의 민족공동체를 복원하는 이론과 지혜의 가장 구체적인 방안이 문화·예술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하고 있습니다. 아니 남과 북의 장벽만을 뚫어내겠습니까. Art Road 77은 아시아로 유럽으로 확장되는 길입니다.

‘Art Road 77’은 닫힘이 아니라 열림을 도모합니다. 북으로 아시아로, 유럽으로 세계로 가는 화해와 평화와 길, 사랑과 생명의 길을 의미합니다. 자유로 문화예술벨트 또는 ‘Art Road 77’ 기획정신은 이 분절되어 갈등하고 대립하는 문명을 치유하는 우리 모두의 당위이자 희망입니다.

김언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파주북소리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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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길사
한길다반사2011.07.08 11:37


15년 만이다. 15년 전 필자는 한길사 직원이었다. 대학생 시절 필자는 함석헌 선생의 삶과 글을 좋아해서 그의 전집을 모두 사서 읽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한길사의 직원으로 1년 정도 일할 수 있는 영광을 가졌다. 김언호 사장님의 『책의 공화국에서』47쪽에 나오는 ‘함석헌사상연구회’의 ‘여남은 명’ 중의 하나가 필자이다. 


“이 시대를 제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은 모두들 함석헌 선생님의 정신적ㆍ사상적 제자일 것이다. 모두들 나서서 근사한 출판기념회를 해드리는 것이 ‘제자의 도리’이었을 터인데, 그걸 못 해드렸다. 그러나 전집출판기념회가 아니라, ‘우리 제자들’은 선생님의 사상을 읽고 탐구하고 그 정신과 사상을 오늘의 우리 삶에 구현해야 하는 도리가 남아 있다. 이렇게 위대한 사상적 유산을 오늘에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그건 우리 제자들의 직무유기일 것이다.

나는 강남 신사동으로 이사 가서 몇몇 친구들과 3년 동안 ‘함석헌 사상연구회’를 진행하는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갖고 있다. 거창하게 이름 붙였지만 매달 한 번씩 나의 방에 모여 선생님의 책을 독회하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다. 우리가 펴내던 『한길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고 나중에 아동문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박상률 씨 등 여남은 명이 선생님의 글을 번갈아 낭독하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는데, 이렇게 한 3년 하면서 우리는 선생님의 사상과 정신과 문장에 대해 나름대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ㆍ『책의 공화국에서』 46, 47쪽


 

 

15년 전 필자는 한길사 직원이었다.
함석헌 선생의 삶과 글이 인연이 되어 한길사와 인연을 갖게 되었다.


신사동 사옥 시절에 근무했던 필자로서는 지금의 파주출판문화단지 내의 한길사 건물과 헤이리 북하우스로의 발전이 그저 놀랍고 기쁘기만 하다. 지난 어린이날 동생네 가족과 어린이 책잔치에 놀러갔다 한길사에서 다시 만난 이중환 차장과 이경호 부장도 너무 반가웠고 특히 헤이리 북하우스에서 다시 만난 사장님은 여전히 정정하신 모습이 내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사장님이 선물로 주신 『책의 공화국에서』를 읽어보니 필자가 한길사를 그만두고 나온 후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에 선하다. 그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혼신의 힘을 쏟으신 사장님과 박관순 이사님. 그리고 한길사 모든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린이날 방문했던 헤이리 북하우스.
지금의 한길사 건물과 헤이리 북하우스의 발전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필자에게 한길사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직장이 아니었다. 필자는 한길사에서 우리나라 문화운동의 중심에 서서 활동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고 필자가 그 힘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 필자가 근무하던 때가 한길그레이트북스 기획단계였는데 그 때 첫 다섯 권을 출판하기 위해 대학으로 집으로 역자들을 찾아다니며 원고 받으러 다닌 일들이 새롭기만 하다.

그것이 인연이 되었을까? 필자는 지금 예기치 않게 찾아온 병마와 싸워 이기고 학자로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힘든 시기를 지날 때에도 함석헌 선생의 글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선생의 사상을 필자의 전공과 연계하여 발전시키는 것이 필자의 또 하나의 연구과제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한길사가 우리나라 출판문화, 더 나아가 정신문화의 중심으로서 더욱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한 출판인 인생의 위대한 서사인 『책의 공화국에서』에 대한 서평 아닌 서평을 맺는다.


                                                                                                                                김진


이 글은 작성자의 허락 하에 게재되었음을 밝힙니다.
좋은 글을 작성해주신 김진 님께 한길사 도서를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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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길사
한길다반사2011.06.28 17:01

 

동아일보에 「이장희의 스케치 여행」을 연재 중인 이장희 선생님께서 북카페 포레스타를 방문한 후 글을 남기셨습니다. 그 내용을 블로그에 소개합니다. 이 기사는 원저자의 허락하에 기재됨을 밝힙니다.

원문보기:http://news.donga.com/3/all/20110624/38298099/1
이장희 홈페이지 바로가기:
www.tthat.com



 



처음 본 순간 “우아” 하는 감탄이 흘러나왔다. 한눈에 모두 담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책들. 문득 시골에서 봤던 은하수가 떠올랐다. 그 밤, 평상에 누워 바라본 검은 하늘엔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책도 그 별들처럼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것이구나! 이쯤이면 책장이 아닌, 책성단(冊星團)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이 멋진 북카페의 이름은 ‘포레스타(Foresta)’, 숲을 이르는 이탈리아 말이다. 북카페는 출판사인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북하우스’(경기 파주시 헤이리) 안에 있다. 책장은 녹색, 꽂혀 있는 책들은 울긋불긋 형형색색이었다. 어떻게 보면 단풍이 물든 설악의 가을빛 같기도 했다. 한마디로 ‘책의 숲’이었다.


김언호 대표와의 만남

이른 무더위가 시작된 토요일 아침, 이 거대한 책장을 만든 김언호 한길사 대표를 만났다. 외국 출장 때문에 피곤했던 기색은 책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사라져버렸다.

“제가 하는 출판이란 일의 목표는 ‘아름다운 책 한 권을 우리 삶 한가운데에 놓는 것’입니다.” 책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을 강조하는 말이었다.

김 대표는 파주출판단지와 예술가의 마을 헤이리를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파주출판단지는 지금 제2단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헤이리 예술가 마을 역시 끊임없이 성장하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헤이리는 돈만 있다고 입주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문화, 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받고 있어요.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를 계획하고 만들어 내기 위해서죠.”

그의 삶 역시 출판단지와 헤이리가 중심이다. 복잡한 대도시에 너무 몰려 살지 말고, 변두리에 흩어져 살자고 주장하는 ‘변방주의자’ 김 대표의 집은 헤이리의 카페 근처에 있다. 직장인 출판사는 출판단지에 있다.

그는 올가을 파주출판단지에서 열리는 국제 출판축제를 준비하느라 주말에도 무척 바쁜 듯했다. 그렇지만 바쁜 만큼 더 행복해 보였다. 직접 사인한 그의 책을 건네받고 인사를 나눴다.


내 삶 한가운데에 놓일 책은?

혼자 남은 토요일 오전. 간단하게 스케치 구상을 마치고 가져온 책을 펼쳤다. 김 대표가 말한 ‘삶의 한가운데 놓인 책’의 의미를 곱씹어봤다. 아직까진 그 책이 무엇이라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려웠다. 아직 삶을 충분히 살아보지 못한 탓일까.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이 순간 어떤 책을 읽든 그 책이 내 삶에 나름의 의미를 보태줄 것이란 점이었다.

넓은 창으로 정오의 햇살이 한가득 눈부시게 쏟아져 들어왔다. 거대한 책장에선 끊임없이 책의 에너지가 흘러나왔다. 나의 책읽기는 달콤했고,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 앤드루 랭(1844∼1912)은 이렇게 말했다.

“집은 책으로, 정원은 꽃으로 가득 채워라.”

오늘날 책으로 집을 채우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한 달에 한 권이 채 되지 않는다.(2009년 국민독서실태조사·성인 1명의 1년 평균 독서량은 10.9권) 게다가 전자책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의 확산으로 종이책은 점점 설 곳을 잃고 있다. 머지않아 종이책은 박물관에서나 구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거의 온 국민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지금, 책을 모으는 일은 정원을 꾸미는 것보다 더 쉽지 않을까 싶다. 책은 읽기 위한 것이지만,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어떤 긍정적인 기운을 발산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 혹시 알겠는가. 어느 햇살 눈부신 토요일 우연히 뽑아 든 책 한 권이 내 삶의 한가운데에 놓이게 될지…. 그 찬란한 순간이 기대된다.



이장희 일러스트레이터
www.tth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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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길사
한길다반사2011.06.14 11:10


10월에 열리는 국제적인 책 잔치인 ‘파주 북소리’(PAJU BOOK SORI)와 관련하여 출판도시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일본 고서적 서점 대표인들이 출판도시와 헤이리를 방문한 것입니다. 아시아의 출판문화, 독서문화의 한 중심이 되고자 하는 파주 북소리 행사이기에, 모두 함께 모여 특별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모였습니다.

 

일본 고서적 서점 대표들과 파주 책방거리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일본 고서적 서점 상인들은 열화당ㆍ한길사ㆍ효형출판 등 책방거리의 서점들을 하나둘 방문하였습니다. 파주 출판도시에 생길 100여 개의 서점과 책방거리. 그들에게 책방거리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책을 만들기만 하는 곳이 아닌, 독자와 출판인들이 함께 담론하고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책을 판매하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갤러리ㆍ아트샵ㆍ미술관ㆍ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복합예술공간’을 지향한다, 등등. 책방거리를 만들며 우리가 꿈꾸고 지향한 바를 하나둘 이야기하였습니다. 100여 개의 책방이 나열해 있는 미래의 책방거리를 상상하는 그들의 눈빛이 기대감으로 반짝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에는 약 2,500개의 고서점이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고서점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개성을 품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파주출판단지의 책방거리도 그렇게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쪽 서점에서는 북콘서트가 열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음악과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또 다른 곳에서는 저자와 독자가 소통하는,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접하고, 독자와 책이 소통하고, 독자와 편집자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이 책방거리로부터 시작된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책의 유토피아로, 파주출판도시는 새로운 발전을 거듭하는 중입니다.


 

책방거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




편집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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